도쿄 지사 사무실에서 남편이 ‘니카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니카타’는 거리가 멀고 일정이 바빠서 들리지 못하고 그냥 통과 한다니까, 김재원 지사장이 딸네 집 근처에 와서 딸네 사는 모습 도 보지 않고 그냥 가느냐며 몹시 섭섭해 한다.
남편은 ‘니카타’ 지사장의 초청을 받기로 하고, 우리 부부는 ‘니카타’를 향해서 떠난다.
‘니카타’에 도착하니 눈이 펄펄 내리는데, 따뜻했던 봄 날씨에서 갑자기 엄동설한의 겨울 날씨를 만난 것이다. 땅이 넓고 남북 이 길다보니, 남쪽에서는 꽃이 피고 봄소식이 왔는데, 북쪽에서는 눈이 쌓이는 엄동설한이니, 한국에선 상상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눈 내리는 ‘니카타’역에서 김재원 지사장을 만나니, 시집보낸 딸을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이다.
눈이 펄펄 내리는 속에, 해가 지기에는 시간이 일러서 우리는 ‘니가타’ 시내를 보기로 한다.
‘니카타’ 항으로 통하는 버드나무 길을 지나 북한 선박 “만경봉”호가 나타난다는 선착장을 돌아 파도가 요란스러운 바닷가에서 시원한 바다 바람을 쐬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온다.
하늘은 흐리고 눈발을 날리며 날씨는 음산하여, 조총련 사무실 앞을 지날 때는 으스스한 공포감이 엄습한다.
1년 중 반년은 궂은 날씨라, 장화를 신지 않은 사람은 외지에서 ‘니카타’를 방문한 사람이라고 한다.
낭만이 있는 눈의 고장이라고는 하지만, 정착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역이라고 한다.
“도에이” 호텔에 짐을 놓고 김 지사장 집에 가서 저녁 식사와 더불어 지나간 옛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유치원에 다닌다는 김 지사장의 두 딸이 귀업다.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남의 나라에서 얼마나 고생을 할까 걱정이 되었는 데, 현지에 와서 보니 매사를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김 지사장 댁에서 밤 12시가 지나서야 호텔로 돌아온다.
남편의 꿈에서 군대에 나간 둘째아들 성현이가 이틀 째 나타난 다고 한다. 군에서 휴가를 얻어 집에 와 있을 텐데 아들의 음성을 듣고 싶다.
아침 10시경 김 지사장의 승용차로 시내를 한바퀴 도르며 ‘니카타 타워’에 오르니,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리는 ‘니카타’ 관광을 마치고 일본의 관광지인 ‘닉코’를 보기로 한다.
도쿄역에 내리니 도부여행사의 ‘나카무라다케오’ 해외부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닉코’로 가는 우리를 위해서 기차표도 마련하고, 자기 회사 휴게소에서 쉬도록 배려했으며, 열차가 떠날 때는 기차 안에까지 들어와서 작별을 하고 나가는 친절을 베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