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갑종간부후보생

[21]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갑종간부후보생

박경화의 노병의 독백

[21]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갑종간부후보생

0 4,836 2003.08.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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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갑종간부후보생

갑종간부후보생

광주 육군보병학교로 보내게 될 간부후보생을 민간인은 각 지역 병사구사령부에서 모병하고, 군인은 각 단위부대 지휘관이 추천 하며, 훈련소에선 각 교육중대장이 추천하고, 훈련소 본부가 자격을 심사한다.

전투가 치열하니 초급 지휘관의 소모가 많고, 문맹자가 많은 훈련소 교육중대장은 장교가 될 후보자 찾는데 혈안이 되고, 광주 육군보명학교에선 소위를 보충하기에 수용 시설과 교육 훈련이 뒤따르지 못한다.

임시 방편으로 연병장에 천막을 치고 장교가 될 후보생을 수용 하며, 부대를 지휘하는 데 필수적인 6개월의 교육훈련만 실시해서 전방으로 보내 전열을 가다듬는다.

이 최소한의 장교 양성 기간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더 단축되지 는 않는다.

장교는 현지 임관 장교와 종합학교 출신 장교에  갑종 간부후보생 출신 장교가 전부이며, 휴전이 되고 정세가 안정되자 각종 형태의 장교가 기간을 달리 하며 양성된다.

군번도 현지 임관 장교와 종합학교 출신 장교는 6자리 수자의 군번을 주고, 갑종간부 출신 장교는 5자리 군번을 주더니, 휴전이 되고, 정규 육군사관학교 생도가 임관하니, 육사의 전통을 이으려고 육사출신 장교를 5자리 수자의 군번을 주어 전통을 잇게 하고, 기타 일반장교는 6자리 수자의 군번으로 통일한다.

광주 육군보병학교에선 병사구에서 모병한 민간인 출신 후보생과 훈련병 출신 훈련병에 사병 출신 후보생을 혼합한 후보생반이 교육을 받는 데, 휴전이 되고 각 지구 헌병대장을 하던 상사를 매 4기마다 전반기 10주의 교육을 생략한 후반기 교육만 실시하는 특별 보수 교육반이 생겨서 교육 훈련을 받는다.

작업모에 육군소위 계급장을 달면 동판에 밥풀 하나를 부친 것과 같다고 해서, 초급 지휘관의 영광보다는 부대 선두에서 전투를 지휘 하며, “돌격 앞으로” 하고 일어나는 순간, 적의 저격병에 의해 “딱콩” 하고 ‘아시보’ 장총의 저격을 받아 곧 죽을 몸이라고 해서 “하루살이 소위” 혹은 ‘밥풀띠기’라고 부르며 동정을 한다.

낙동강까지 침투했던 인민군은 ‘다부동’ 전투에서 아군의 맹렬한 방어로 더 이상 남쪽으로 침공을 못하더니,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으로 병참선이 끊기며, 1950년 9월 28일 서울을 포기하고 북쪽으로 퇴각한다.

수도사단 18연대가 10월 1일 오후에 38선을 넘었다고 해서 ‘국군 의 날’로 정하고 그 날을 기념하고 있으며, 제26연대가 함경남도 혜산진까지 진격했다고 해서 “혜산진부대”라 부르며, ‘맥아더’ 장군 은 1950년 10월 말 한국전쟁을 조속히 종식시키기 위해 총 공세를 감행, 미 해병 제1사단 1만 5천명의 병력을 함경남도 원산에 상륙시켜 11월 말엔 함흥의 북쪽 장진까지 진격한다.

한국전쟁에 개입한 중공군은 10월 하순 4개 사단 12만여 명의 병력으로 강계를 거쳐 평안북도 장진호에서 매복하고 있는 데, 중공군의 매복사실을 모르는 미군 해병대가 진격을 하다가 적에게 포위되자, 전세가 불리함을 깨달은 미군이 전선에서 전략적인 후퇴를 감행한다.

함경남도 흥남부두에서 12일간 군함 193척을 동원 UN군 10만 5천명과 공산당을 반대하는 민간인 10만여 명을 부산까지 후퇴시킨 철수 작전을 1.4후퇴라고 부르며 이때 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피난 온 민간인을 실향민의 대표라고 cl며, 속초 ‘아바이촌’에 모여 사는 실향민은 대부분 이들이다. 전선에서 후퇴를 감행한 한국군과 UN군은, 1951년 1월 4일 서울을 포기하고 오산까지 후퇴했으나, 3월 15일 다시 서울을 수복하고, 이후 38선 일대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며 현 휴전선이 형성된다.

북상하지 못한 인민군 패잔병과 지방의 좌익분자들은 전남 구례, 곡성, 남원, 지리산, 대둔산 일대의 산속으로 들어가서 유격활동을 전개한다.

빨치산의 습격이 두려워 군인이나 군수품을 실은 군용 열차는 야음을 이용해서 목적지로 수송을 한다. 1953년 4월 5일 일요일 아침이다.

첫째 칸엔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인 1개 분대를 태운 군용열차가 논산을 출발하여 밤새껏 달려서 오전 10시에 송정리 역에 도착한다.

50여 명의 군인은 6개월의 갑종간부후보생의 교육을 받기 위해, 걸어서 10리 떨어진 상무대를 향해서 걷는다.

광주의 육군보병학교 수용시설은 증가하는 초급 지휘관의 보충 요구에 따라 입교하는 장교 후보생이 증가하자, 연병장에 천막을 치고, 입교하는 간부후보생을 가, 나, 다, 순으로 성씨를 분류하여 교번을 부여하고, 1개동에 24명씩 수용하여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장교를 양성하는 학교라 신병을 양성하는 논산 육군 제2훈련소보단 질서가 잡히고 군기도 엄하다. 신병 훈련소에선 기간요원의 눈에 띄지 않도록 숨어 지내면 시간 이 갔는데, 보병학교에선 후보생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며 요령이 안 통한다.

끼니마다 나오는 식사도 훈련소에선 반합 속 뚜껑에 평면으 로 담은 식사와 반합에 담은 씨레기국으로 항상 공복을 느꼈는데, 보병학교에선 미제 ‘프라이팬’에 담은 평면 식사와 물 컵에 담은 ‘콩나물국’으로 공복은 사라지고 교육훈련도 규칙적이오, 내무생활도 시간별로 움직인다. 일요일이면 상의를 벗은 반라(半裸)의 몸으로 위병소를 나와 민간인이 왕래하는 ‘아스팔트’ 신작로 가에서 “하나...,둘...,하나 둘”하고 구보를 하다가 ‘극락강(極樂江)’에서 세수를 하고 상체를 씻는다.

매일같이 오전 6시 기상(起床)과 6시 30분에 식사, 7시 학과 출장과 8시 훈련 개시, 17시에 훈련이 끝나면 18시에 귀대, 19시에 저녁 식사와 22시 취침의 짜여진 생활을 하다가 철조망을 벗어난 식전의 구보와 극락강의 세면, 식후의 미화작업과 자유 시간은 단체생활에서 벗어난 일요일의 해방감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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