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와 금모으기운동(문정은)

IMF와 금모으기운동(문정은)

박경화의 노병의 독백

IMF와 금모으기운동(문정은)

0 9,425 2004.05.10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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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웠던 일본 식민지 하에서도 나는 어른들 덕으로 어려움을 모르고 살았는 데, 동족상잔의 6.25 전쟁이 우리를 살기 어렵게 만든다.
  
  국민을 잘 살게 나라살림을 해야 할 국회의원이 매일 국회에서 싸우고, 부실공사라는 단어가 연일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며 국민의 불만과 불평이 그칠 세 없지만, 우리의 저력은 88올림픽경기를 서울 잠실벌에서 개최하고, 우리 경제도 급속도로 발전하여 국내외에서 모두가 놀라워 할 때, 국가 예산은 낭비되고 부실공사는 우리 살림을 어렵게 만든다.

  외국에선 우리가 샴페인을 일찍 터트렸다고 비아냥거리고, 지각 있는 사람은 나라살림을 근심한다. 금융 실명제는 돈 많은 사람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국민 모두가 절약과 검소라는 단어를 무시하고 잘 먹고 잘 사는 풍요한 삶을 누린다.

  어린이들의 평균 신장이 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질 좋은 삶을 산다고 노래할 때, IMF경제가 우리 몰래 찾아와서 우리를 어렵게 살도록 강요한다.

  환율이 오르고 주가(株價)는 떨어지고, 원유 값은 뛰고 물가는 치솟아 너나 없이 힘들게 살아야 한다. 모두가 분별없이 산 결과로 뜻 하지 않게 IMF를 불러들인 것이다.

  달러를 들여오기 위해서 ‘금모으기운동’을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금을 모아 외국에 팔아 달러로 바꿔오는 것이다.
  우리는 금이 있을 정도의 살림살이가 못 되지만, 살아오는 동안 기념으로 만든 금반지가 몇 개 있어, 망설이다가 ‘금모으기운동’ 에 동참하기로 한다.

  1969년 5월 남편이 월남전쟁에 참전했다가, 1970년 10월에 살아서 돌아오는 기념으로 월남 현지에서 금으로 반지를 만들어 귀국했고, 1984년 ROTC 임관 기념으로 큰아들이 만들어 준 금반지와 30년 전 친정 동생이 대학 등록금 부족으로 금반지를 준 적이 있는 데, 대학교수가 된 동생이 작년에 내 회갑선물로 만들어 준 금반지가 나에겐 추억이 담긴 소중한 금반지다.

  소중한 기념품이지만,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금으로 만든 기념반지는 나라 살림에 값진 보탬이 될 것이며, 실물보다는 추억을 가슴에 간직하게 되었다.  

새마을금고 사무실에서 줄지어 참가신청을 하는 데, TV 촬영기자가 가까이 다가오며 인터뷰를 요청한다. 저녁 뉴스 시간에는 내가 인터뷰 하는 장면이 방영 되겠지.

                                                         (1998. 2. 1. 서울 논현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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