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도심 속의 호텔에 묵다가 ‘교토’로 오니 ‘교토’는 사원의 도시오, 문화유산의 도시오, 목조 선물의 도시다.
남편이 일본국제관광진흥회 서울사무소 직원이라, ‘파크’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교토사무소를 예방하기로 한다.
남편이 사무소장과 면담하는 자리에 같이 합석한다.(남편은 서울사무소 부소장으로 있으며, 이번 연수여행도 체재비와 식대는 본사에서 부담한다.)
1시간이 넘는 면담에 앞에 앉아있는 나는, 잠을 쫓느라 곤혹을 치른다.
예방을 마치고 시내로 들어와서 ‘교토’의 대표적인 시장이라고 하는 ‘싱교코쿠’ 시장을 둘러보니, 파는 물건은 관광객 상대의 기념품이거나 수학여행을 온 학생을 상대로 한 교토의 추억을 담은 기념품들이다.
시내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니 오후 8시 30분이다. 저녁이 늦었으니 일찍 자려고 마음 먹었으나, 공복감(空腹感)을 느껴서 밖으로 나갔더니, 오후 10시인데도 상가는 문을 닫고 식당은 눈에 띄지 않는다.
상행위가 생활의 필수조건이 아니라, 생활수단으로서 일본 사람은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즐기고 있다.
겨우 문을 열고 있는 식당을 찾아내어, 국수볶음을 먹을 수가 있었다.
허겁지겁 입안 가득히 넣고 우물거리는 우리의 식사 모습과는 달리, 일본 사람은 큰 그릇에 담은 국수는 놓아두고, 접시에 국수를 조금씩 덜어 먹으며 입을 오므리고 예쁘게 먹는다.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살아오는 과정에서 오늘처럼 배가 고파 “아무것이나 주시오”라고 주문을 한 적은 없다.
어제 ‘오사카’에서는 18층인데도 건물의 요동(搖動)을 몰랐는 데, 교토에선 5층인데도 건물이 흔들린다.
집이 흔들리는 것은 건물이나 땅이 흔들리는 물리적인 동요 (動搖)가 아니라, 몸이 피곤해서 오는 정신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지진이 많다고 들었지만, 집이 흔들리는 것 같은 착각은 피로에서 오는 정신적인 현상이라고 단정을 하면서도, 무서워 일찍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