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에 걸친 선진 관광산업의 시찰과 운영기법을 습득하고 국내로 돌아온 시찰단은 김포 국제공항 1층 대기실에서 공식으로 해단하고, 각자 자기 근무 부서로 돌아간다.
이번 시찰에서 보고 배운대로 시설을 개선하고, 부조리를 없앤다.
호텔 경영주는 자기 호텔의 경영을 서구화시키고, 관광개선전담반 요원과 교통부 관광관계 공무원은 전국을 순회하며 서비스를 개선하고, 부조리를 척결한다.
상호 일행이 동남아지역의 관광시설을 시찰하고 일본에 왔을 때다.
오카카 ‘로얄’관광호텔을 방문해서, 엔토(遠藤) 총지배인의 안내로 교환실을 거쳐 주방의 조리대 앞에 이르렀을 때다.
주방장 은 일행을 마지하며, 영어로 “나는 프랑스인 주방장 ‘장 곡크’입니다.
지금부 터 각국 요리의 조리과정을 설명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각국 요리가 담긴 접시를 가리키며 설명을 하는데, 민(閔丙璡) 부장 이 불어로 접시에 담긴 요리를 가리키며 조리과정을 묻자, 주방장은 불어로 친절히 설명하는데, 그 이후의 호텔 견학은 눈에 띄게 달라 지며 친절하게 변한다.
하루는 상호가 사무실에서 밀린 일을 정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따르릉” 울린다. 수화기를 들으니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외국인의 울먹이는 목소리다.
한국을 떠나려는 데 출입국 관리법에 저촉되어 출국을 못하니 도와달라며 사무실로 오겠다고 한다.
외국인을 사무 실로 오게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상호는 그가 묵고 있다는 롯테호텔로 찾아가서 객실 문을 노크하니, 문을 열어주는 사람은 동양사람이다.
의자에 앉아 애로사항을 물으니, “나는 일본 사람으로 싱가폴의 아폴로 호텔 총지배인 ‘이시츠카야스유키’인 데, 회사에서 휴가를 얻어 극동을 여행 중에, 어제 도쿄에서 어머니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한국에 오니,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빨리 오라는 팩스(fax)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가기 위해 출국을 시도했으나, 일본의 입국 비자가 없어 출국을 못합니다.”라는 이야기다.
장자인 자기가 집으로 가서 장례를 치러야 할 입장인데, 싱가폴에 살고 있어 일본에 들어와도 좋다는 입국비자는 사용해서, 입국비자를 얻으려면 2,3일이 걸리는 데, 나 때문에 장례가 늦어지니 도와주시오“라고 한다.
상호는 일본 사람을 데리고 김포 국제공항 3층 출국 대기실로 가서 출입국 공무원에게 일본 사람을 출국시켜 줄 것을 부탁하니, 출입국 사무실 관계직원은 일본 사람을 출국시켜 준다.
일본 사람을 출국시키고 대기실을 나오며, “법에도 눈물은 있구나” 하고 혼자 중얼거린다.
1978년의 이른 봄이다.
한국 사람은 해외여행이나 국내여행을 막론하고 돈이 들어 떠날 엄두도 못내는 데, 외국에선 해외여행이 국민의 견문을 넓히고 생활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정부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다.
외국 사람이 한국에 오면 주로 관광호텔에 묵는 데, 우리나라 사람 들은 나들이 할 때는 호텔보다 여인숙을 선호한다.
호텔은 외국인이나 돈 많은 부호가 투숙하는 곳으로, 당국에 신고한 숙박료는 신고용 숙박료이며, 실제 이용료는 표시한 액수보다 많은 것이 상식이며, 이용자도 호텔 요금이 비싸다는 것은 알고 묵는다.
한국에서 관광 산업이란 업종을 구분하는 대외 명칭이며, 서민은 근접할 수 없는 귀족 산업으로 생각한다.
호텔 종업원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호나 외국인의 주머니를 엿보고, 종업원도 관광호텔에 종사하며 고급 생활을 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상호는 비서관(李成坤)으로부터 대전과 부산의 관광호텔을 점검 하라는 지시를 받고 대전에서 몇 군대 점검을 하고 00호텔에 묵는 다.
아침에 하룻밤의 숙박료를 지불하고 나오며 한 종업원에게 월급이 얼마냐고 물으니, 종업원은 “월급이 다 무업니까, 취직이 어려워 3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취직을 했습니다”라고 답변한다.
호텔에서 월급을 묻는 사람이 다 있다는 표정이다.
“그러면 가족의 생계는 어떻게 합니까”라는 상호 질문에, 종업원 은 “취직이 되었으니 손님을 상대로 월급을 받아야지오”라고 답변한다.
마땅한 취직처가 없으니 권리금을 내고서 취직이 된 것만도 다행스럽다는 표정이다.
상호가 대전을 거쳐 부산에서 00호텔의 경영 상태를 점검하고 있을 때다. 전날 묵었던 호텔의 총지배인이 상호를 찾아왔다.
아침 일찍 출근한 사장이 간밤에 있었던 일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상호가 다녀갔다는 말을 듣고, “내 돈 가지고 내가 장사를 하는데, 누가 밤 노아라 대추 노아라 간섭하느냐”며 노발다발 했다고 한다.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호텔을 경영하지 말고, 원칙과 사리에 맞는 경영을 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라는 총지배인 답변에, 사장 은 “총지배인이 잘 되도록 알아서 처리하라”는 지시에 자기가 부산 으로 왔노라”라고 말한다.
상호는 “점검 결과는 아침에 보고를 하여서, 내 손에서 청와대 비서실로 넘어 갔습니다”라고 답변하니 총지배인은 말없이 호텔을 떠난다.
총무과에서 경영 사태를 점검하며 장부에 기록된 수입금을 살펴보니, 시 당국에 신고한 요금과 장부에 기재된 숙박료가 일치하지 않는다.
당국에 신고한 요금은 0만원인데, 장부에 기재한 금액은 0만원으로 0만원의 차이가 난다.
사실대로 보고하면 무거운 행정 처벌을 받을 소행인 데, 상호 임무 가 호텔의 경영상태를 개선하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라, 총무과장에게 시정을 요구하고, 2주일 후에 재점검을 한다고 선언한다.
점검을 마치고 현관을 나오는 데, 사장이 만나자는 연락이 온다.
사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사장은 점검을 하느라 수고가 많았다며 코오피나 한 잔 하자고 한다.
코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 끝에 자리를 뜨려고 일어섰을 때다.
사장이 말하기를, “내가 판단하기에 관광사업을 활성화시킨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니,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투숙객이 늘 것 같아 호텔 증축 신청을 했습니다.
정부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합당하면 관광진흥기금을 융자받을 수 있어 호텔 증축 신청을 했습니다”라고 하며, 점검 결과를 좋게 보고해 달라는 부탁이다.
관광산업 진흥기금은 정부에서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자 시설을 개선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을 싼 이자로 대여해주는 제도인 데, 정책적인 대부금이라 은행의 법정 이자보다도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