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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노병의 독백 - 월남전쟁-베트콩의 공세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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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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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노병의 독백 - 월남전쟁-베트콩의 공세활동
베트콩의 공세활동
어제(1969. 6. 1)부터 연합군에 대한 ‘베트콩’의 공세활동이 치열하다. 작년 구정공세 이후 처음 있는 ‘베트콩’의 대공세라고 한다.
상호가 맡은 업무가 월남전의 상황판단과 작전지역 분석, 한국군의 작전방향을 제시하는 일인데, 상황이 벌어지니 정신없이 바쁘다.
상황판을 정리하며 ‘베트콩’의 공세활동을 분석하고, 기존(旣存) 상황을 수정하는 데, 전쟁을 한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는 다.
상호가 사무실에 늦게까지 남아서 상황을 분석한 적정(敵情)이 미군의 정보판단과 일치하고, 상황이 벌어지며 적의 움직임이 상호 판단과 맞아떨어지니 일한 보람을 느낀다.
오후에 전략정보과의 목영칠 군무관이 와서 ‘회보’를 읽어주고, “베트콩의 여자 게릴라가 사이공 지역으로 잠입해서 테러활동을 강화시킨다는 첩보가 들어와, 사령관이 당분간 시내 외출을 금지 시킨다”고 회보에 없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 말을 들은 한국 담당의 엄 대위는 “인명은 재천이라 사람의 죽살이는 본인이 관리할 사항입니다”라고 응수하며 가볍게 받아 넘긴다.
하얀 ‘아오자이’를 입고 바람에 자락을 나부끼며 검은 ‘하이힐’을 신고 천천히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낭만(浪漫)은 있어도 무서운 테러라는 단어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회보(回報)를 읽어준 목 군무관은 ‘베트콩’ 여인의 테로를 강조하고 지휘관은 외출을 금지시킨다.
오후 4시경 상호가 미군 문서를 번역하고 있는 데, 사이공 시내 에서 “쾅”하고 폭음이 들린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버섯 모양의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다.
월남군사령부에서 돌아온 연락장교 윤 소령에 의하면,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치는 월남군 어학학교에서, TNT 다섯 발이 폭발 했다고 한다.
월남군 병사가 10여 명이 전사하고, 2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하는 데, 한국군사령부 근처에서도 ‘베트콩’의 테러공격이 자주 일어난다.
어제 저녁엔 시내 외곽에 있는 미군 병원이 ‘베트콩’으로부터 테러 공격을 받았다.
건물 15동이 파괴되고 환자 100여 명이 부상을 당했 다고 하는데, ‘베트콩’은 공세를 강화해서, 연합군 시설에 대한 공세 활동을 강화시킨다.
월남전의 파병은 장병 공히 지원제다.
의무 참전 기간은 파월 규정 에는 1년이다.
오늘이 1970년 5월 2일이니, 작년 5월 5일에 부산항을 출발하고 만 1년이 됐다.
같은 사무실에 있는 문(文容德) 중령 은 10알 전에 귀국한다고 모든 업무에서 손을 떼고 귀국 준비에 바쁘 다.
상호도 귀국을 해야 하겠다고, 후임자 선정을 위해서 과장 (金永 煥 中領)에게 상의를 한다. 과장은 상호의 말은 못 들은 체하고, 참모에게 지시받은 정보판단은 다 됐느냐고 묻는다.
고의적으로 상호 말을 무시하니 상의가 안 된다.
귀국을 단념하고 계속 복무하기로 한다.
오늘은 일요일로 1970년 5월 31일이다. 간밤의 ‘베트콩’ 활동이 궁금해서, 오전 10시경에 사무실로 나갔더니, 오(吳諱英) 소령 형님 한테서 전화가 온다.
맹호부대 정보부대장으로 있는 오 소령이 입수한 첩보 확인 차 정보사령부로 가다가 ‘빈’ 6번 도로 상에서 ‘베트콩’ 의 저격을 받고 병원으로 후송을 했다고 한다.
나트랑에 있는 MIG 본부에 전화로 문의하고, 106 후송병원에 문의했더니, 부상으로 후송한 사실이 틀림없었다.
서울에 있는 부인이 이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슬퍼할까. 오 소령 형님은 전화상으로도 말소리를 더듬으며, 부상이 완쾌돼도 전과 같은 신체 조건은 회복하기 어렵다고 슬퍼한다.
숙소로 돌아오니 오 소령이 기어이 갔다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 죽었으니 어제(1970. 6. 16)가 제삿날이 되겠다.
내일 화장을 한다고 가족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33년이 지난 지금, 그의 딸 영실이는 치과의사에게 시집을 가고, KBS 여자 아나운서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더니, 얼마 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오늘이 1970년 7월 21일이다. 사령관으로부터 최근의 적정에 대하여 분석하라는 하명이 떨어졌다.
참모로부터 지시를 받은 과장 은 몹시도 고민한다.
상호는 밤늦게까지 재료를 뽑아 나름대로 유형을 잡아 아침에 판단을 완성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보고서를 본 과장은 몹시 불안해한다.
동료인 전략정보과장에게 의견을 물었지 만, 신통한 결론을 못 내린다.
상호는 동료 과장의 의견보다는 참모의 의견을 물으라고, 등을 밀어 참모 방으로 보냈더니, 참모 방을 다녀나온 과장은 한 자도 수정 없이 ‘미니 차드’를 만들란다.
대 월남전의 판단을 1개 소령이 판단한다는 것에,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의 해군 중좌가 남태평양 전쟁의 해전을 계획했다는 고사를 생각하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실무자는 따로 있고, 결정은 지휘관이 내린다는 사실이 수긍이 간다.
오늘부터 9월이다.
월남에 온지도 1년이 넘었다.
한국 같으면 선들바람이 불고 산에 있는 나무 는 단풍이 들고, 들에는 벼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고개를 숙이는 계절이지만, 월남에선 계절의 변화가 없으니, 세월 가는 것이 지루하다.
오후 2시경 사령부 남쪽 초소 근처에서 “쾅” 하고 폭음이 들려온다.
백주의 폭음이라 다소의 긴장감이 있어야 하겠는 데, 전지(戰地)라는 선입감 때문인지 폭음이 들려와도 누구 하나 관심이 없다.
거리를 걷고 있는 ‘콩가이(처녀)’들의 한가로운 걸음걸이가, 남의 나라에 와서 주인은 싸움에 무관심한 데, 나그네가 주인을 대신해서 싸운다는 느낌이다.
하얀 ‘아오자이’ 자락을 바람에 나부끼며 천천이 걸어가는 ‘콩가이’들의 뒷모습에서 전쟁의 그림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이 1969년 9월 2일이다.
우방군 담당으로 영어를 잘해서 상호와 같이 쌍두마차를 이뤄 업무를 수행하는 전형내(田亨內) 소령이 부친이 운명(운명(殞命)했다는 부음이 와서, 전 소령은 부랴부랴 귀국 준비를 서두른다.
바다 건너 월남 땅에서 별세한 지 3시간 만에 소식을 접하니, 통신의 발달을 피부로 느낀다.
군에 나와 있는 아들을 흐뭇하게 안다고 들었는데, 아버지의 운명을 지켜보지 못한 전 소령이 비통해한다.
상호가 자다가 눈을 뜨니 새벽 3시다.
어젯밤 사무실에 남아 미군 사령부에서 보내온 문서를 번역하다, 넓은 사무실의 적막(寂寞)을 느낀 상호가 숙소에서 번역하겠다고 가지고 온 문서가 궁금해서, 내용을 훑어보니, 미 제1군단의 공격을 알리는 연락문서다.
급히 ‘람부레타’(자전거를 개조한 인력 수송용 차량)를 잡아타고 사령부에 도착하니 새벽 5시다(사이공 시내는 총행금지가 없다).
상황을 분석하고 사령관에게 보고를 끝낸 시간이 오전 8시로 겨우 일과시간에 맞췄다.
전투보고서에 의하면 공산군의 전사자(베트콩과 월맹군)는 하루에 평균 400명이며, 포로 진술에 의하면 만나기 싫은 군대가 한국군이라고 한다.
오전에 상호는 참모실로 불려가 참모(尹晟重 大領)로부터 월남전 에 관한 전술 사용의 질문을 받고, 작전 수행에 대해 많은 토론과 건의를 했다.
참모는 상호의 답변과 건의에 만족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서 많은 업무량을 처리한다고 칭찬과 격려를 한다.
1개 소령의 답변이 대 월남전에 참고가 된다는 사실에 상호의 가슴은 뿌듯하다.
월남전이 치열해자며 민심도 불안해서, 시민은 ‘베트콩’ 활동을 알면서 관계 당국에 신고를 않는다.
외환 시세도 폭등해서 1달러에 100‘ 피아스타’를 주던 월남 돈이 오늘은 200‘피아스타’를 준다.
외환 시세가 2배로 올랐으니, 기쁨도 2배로 올라야 하는데, 액수가 많아지니, 외환 시세에 반비례해서 근심이 많아진다.
오늘이 1970년 9월 13일이다.
참모부 행정실에 파월 전상자 제대에 관한 공문이 내려왔다.
여러 부류의 전상 가운데 상호 눈길을 끈 것이 고혈압에 의한 제대다.
온대인 서울에 있다가, 열대인 월남으로 와서 그런지, 정상적이던 혈압이 최고 혈압 180mm에, 최저 혈압이 105mm다.
혈압 강하제 ‘레셀핀’을 먹어도 혈압은 안 내려간다.
공문에는 최고 혈압이 160mm에 최저 혈압이 100mm 이상이면 제대 대상에 포함되며, 미국에서 보상금이 나온다고 한다.
상호는 앞날에 희망도 없고, 보상금이 나오는 월남의 전쟁터에서 제대를 하기로 결심을 한다. 의병 제대 상신을 했더니, 참모(全載鉉 大領)가 부른다.
의병 제대에 대해서 상호 의견을 묻는데, 상호의 제대 의견을 들은 참모는 신통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한다.
내일 다시 상의하자는 참모의 답변이다.
50년 전 상호의 생명을 맡은 방위군 중대 서무계 홍해봉의 그림자 가 얼른거린다.
“내가 자네의 생명을 맡은 것은 죽을 때를 골라서 죽으라고 생명을 맡았지, 축재를 하라고 생명을 맞지는 안 했다” 고 속삭인다.
상호는 며칠간 고민 끝에 그대로 군복을 입기로 한다.
참모도 환영하는 기색도 아니고, 제대를 한다 하여도 군복의 매력은 쉬이 잊을 것 같지는 않다.
판단 상으로는 분명히 제대를 하는 것이 이익이 가는 줄 알면서도, 실제로는 이론과 같dl 행동을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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