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쉽지 않은 암이라든지 또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걸리면 더 위험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지금으로써는 건강한 다른 사람들처럼 자기 순서가 오기를 기다려야만 합니다. 이제 백신 공급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접종 순서 역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내용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희소 혈액암 환자인 김 모 씨, 코로나19는 위협 자체였습니다.
[백민환/희소 혈액암 환자 남편 : (부인이) 마스크를 두 겹씩 이렇게 해서 다녔어요. 특히 사람 많은 곳에서….]
백신 접종 인센티브 소식에 속도 상했습니다.
[백민환/희소 혈액암 환자 남편 : (부인이 백신) 맞고 싶은데도 맞지 못하는데, 정부에서는 맞으면 혜택을 주겠다 하고 있으니까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48세 혈액암 환자 장신우 씨도 접종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장신우/희소 혈액암 환자 : 계속 항암제를 투여하고 있거든요. 그래도 일상생활은 가능합니다. 그런데 단점이 면역이 떨어지는 겁니다.]
복합부위통증 증후군을 앓고 있는 강 모 씨, 커다란 가슴의 흉터는 마약성 진통제 펌프를 넣은 자린데 코로나 감염보다 코로나에 걸려 입원하는 게 더 무섭습니다.
희소병 치료가 어려워져서입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어머니 : (희소병)담당 주치의께서 격리 병원에 가서 주사를 주는 것도 아니고, 할 수가 없으니까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에요.]
29살인 강 씨에게는 30세 이상만 신청할 수 있는 잔여 백신은 그림의 떡입니다.
중증 호흡기 질환자와 달리 암과 희소병 환자가 우선 접종 대상에서 빠진 건 근거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됐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결과 희소병인 류마티스 환자의 코로나19 치명률은 4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암환자는 코로나 치명률이 57% 높았고 백혈병 같은 혈액암은 2.3배, 폐에 전이된 경우에는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국은 최근 암과 희소 병 환자를 70세 이상과 동일한 4번째 순위 접종 대상자로 올렸고, 미국과 프랑스도 같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국내 희소병 6개 환자단체는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해 달라고 질병청에 요청했는데, 석 달 넘게 답변을 못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