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묘지 유해 관리 실태' 보도 이후 추가 제보
호국원 관리하는 국가보훈부는 사실상 방치
"유골함 일부서 습기 발견"…상황 축소에 급급
[앵커]
국립묘지에 안장된 국가유공자들 유해가 침수 피해를 입었단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 보도 이후 JTBC에 관련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 호국원의 참전용사 묫자리에서 물이 차오르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피해를 입은 유공자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질척한 흙바닥 한 가운데 작게 파낸 구덩이가 보입니다.
국립 제주 호국원에 묻힌 육군 병장 출신 참전용사의 묘입니다.
배우자 합장을 위해 파낸 묫자리는 온통 진흙탕입니다.
[국립 제주호국원 관계자 : 우리가 말하는 식으로 따지면 이게 죽이 됐다는 거죠. 한마디로. 흙하고 물하고 섞이니까.]
바가지로 물을 퍼내보지만 샘처럼 물이 솟아나 소용 없습니다.
유골함을 묻어야 하는 관계자들이 임시 방편으로 마른 흙을 덮어 보지만 그때 뿐입니다.
[국립 제주호국원 관계자 : 국자 같은 걸로 퍼내서 눈가림식으로 빨리 퍼낸 다음에 유공자분을 안치하기 전에 마사토나 흙으로 좀 메꾸면 좀 덜 티가 날 거 아니에요.]
이런 땅 속에 국가유공자와 참전용사의 유골함 3000여기가 모셔져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호국원을 관리하는 국가보훈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제주를 포함해 영천, 임실, 산청 등 전국 호국원 6곳 가운데 4곳에서 유골함이 완전히 침수된 사례가 나왔는데도 상황을 축소하기에 급급합니다.
"유골함 일부에서 습기가 발견된 사례가 있다"는 겁니다.
물에 젖은 유골을 오븐으로 부르는 산업용 건조기에 말리는 일까지 모두 현장에 있는 직원들의 몫입니다.
오늘(15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런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한창민/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사회민주당) : 이미 상당수 유공자의 유골함이 침수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권오을/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 현장을 직접 챙겨 보겠습니다. 거기에 대한 대책 마련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