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적자 못 버틴 인천보훈병원, 응급실 운영 잠정 중단
동아일보
업데이트 2025-03-13 15:242025년 3월 13일 15시 24분
인천보훈병원이 병원 운영수지 악화 등을 이유로 응급실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전국 6개에 불과했던 보훈병원의 응급실마저도 5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국가유공자들 대부분 고령자인 점을 감안할 때 응급 의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보훈병원 응급실 운영 중단 사유로 투입 대비 이용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을 꼽았다. 응급실 전문의 채용의 어려움으로 인해 임상진료과 전문의 피로 누적 및 당직비 증가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월에 열린 인천보훈병원 운영위원회에서는 지난해 야간 응급실 이용자가 1일 평균 2.98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외래 진료 시간 외에 응급실을 이용한 사람만 한 해 1000명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국가유공자 대부분이 고령자이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만큼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응급 의료 시설이 필수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의정갈등 속에서 일반 의료기관의 응급실마저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망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앙보훈병원 응급실 환자가 전문의 부재로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응급실 재가동 여부에 대한 서면 질의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현재 인천보훈병원 운영 개선 연구용역 진행 중”이라며 “연구용역 결과, 전문의 충원, 충분한 환자 수요 발생 등 대·내외 환경을 종합 고려하여 추후 응급실 재가동 여부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국가유공자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인데 보훈병원으로부터 응급 진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의 기본적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적자를 이유로 보훈병원의 의미를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